5월 19일 롯데 vs SSG. 사직에서 경기.
오늘 경기는 롯데가 SSG를 7:5로 이겼다. 전반적으로 탄탄한 두 팀이 만났고 경기도 각 팀이 특별히 흠이 없었다. 강백호가 아리랑송구를 한 그런 실책이 없는 경기였다. 서로가 가능한 완벽한 경기를 한 것이다.
결국 막판에 흐름을 롯데가 잡았다. 그러나 SSG도 경기를 쉽게만 내주지 않았다. 9회 초 다섯 점 앞선 상황에서 최정의 쓰리런으로 결국 마무리 김원중을 불러냈다. 오늘 SSG는 졌으나 과연 마무리 김원중까지 불러낸 SSG가 2, 3차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5.19. 경기요약
아직 승리가 없었던 안경 에이스 박세웅. 롯데에 1, 2, 3선발이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상황에서 오늘 박세웅의 6이닝 1 실점 승리는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1, 2위 팀 순위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SSG를 이긴 것은 앞으로 박세웅의 상승세에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박세웅 오늘 정말 잘했다.
오늘 스코어보드에 각 팀에 에러가 없었다는 것이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잘했다.
1회
박세웅이 안타를 내줬으나 병살로 잘 막았다. 이렇게 손쉽게 막으면 반드시 찬스가 오기 마련이다. 1회말 롯데가 볼넷두 개로 완전한 밥상을 차렸다. 투수입장에서 볼넷은 하여튼 재앙의 서막이다. 박종훈 입장에서 결국 1점만 내준 것은 굉장한 선방이었고 롯데입장에서 무사 1, 2루에서 결국 1점만 낸 건 너무나도 아쉬운 내용이다. 1회를 마무리하는 데 있어 최정의 호수비는 흐름을 내주지 않는 큰 요인이었다. 역시 수비도 최정이다.
4회
박세웅이 에레디아의 2루타와 한유섬의 안타. 안타 2개로 깔끔하게 1점을 줬다. 볼넷으로 흔들렸으나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하고 정신을 차렸는지 잘 막아냈다. 투수가 약간 안타성 타구를 막은 수비는 일품이었다. 별것 아닌것 같으나 만약 그대로 흘렀다면 1루 주자는 세이프가 될 수 있는 상황 또는 안타가 될 수 있는 공이었다.
4회 말 1점을 내준 롯데가 다시 1점을 냈다. 롯데는 주자가 나가면 무조건 1점 이상을 내고 있다. 참 좋은 현상이다. 잔루를 덜 남기는 것은 정말 매우 중요하다. 무사 1, 2루에 병살을 치면 흐름이 그냥 넘어가는데 어떻게든 점수를 내고 있다. 이것은 팀이 탄탄하다는 반증이다.
5회
5회 초 김민식 볼넷, 최지훈 안타로 무사 1, 2루. 최주환의 희생번트 성공으로 1사 2, 3루. 감이 나쁘지 않은 최정을 삼진으로 잡고 잘 치는 에레디아를 고의 4구로 한유섬을 초구 1루 땅볼 아웃을 잡은 것은 오늘 롯데가 경기흐름을 내주지 않은 매우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1사 2, 3루에 최정과 한유섬이 뭔가를 해주지 않는다면 SSG는 점수를 낼 방도가 별로 없다. 이 장면은 오늘 경기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장면이었고 경기를 내주는 데 있어 큰 계기가 된 장면이었다. 이런 위기를 막아내면 흐름은 여전히 롯데에게 올 수밖에 없다. 결국 롯데는 5회에도 1점을 냈다. 무사 1, 3루에서 1점을 낸 건 너무나도 아쉬운 장면이긴 한데 그래도 승기를 조금이라도 가져올 수 있는 점수이긴 했다. SSG입장에서는 1점만 내줘서 5회까지는 해볼 만한 경기였다. 역시 1위 팀들은 경기를 쉽게 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5회였다.
6회
6회초 박성한을 상대로 정말 힘겨운 승부를 했다. 앞서 박세웅에 안타가 있어 조심스럽게 승부를 했고 박성한은 박세웅의 공에 쉽게 대처를 했다. 13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잡아낸 박세웅은 나머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박성한에게 볼넷이나 안타를 줬더라면 오늘 이기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오늘 6회 말을 백미로 잡고 싶다. 안치홍이 4번을 치는 게 참 보기 어려운 장면인데 지금 4번인 이유가 있었다. 타격감이 너무 좋다. 좌익수 앞 안타로 출루를 했고 노진혁 안타로 1사 1, 3루. 벤치에서 작전이 나왔는지 지시완타석 때 노진혁이 도루를 했고 3루 주자 안치홍이 홈으로 파고든 것은 오늘 롯데의 승리에 매우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런 팽팽한 경기에서 1점을 꾸역꾸역 추가하는 것은 은행의 이자가 복리로 쌓이는 것 같은 효과이다. SSG 포수 김민석이 2루 송구 후 점수를 주고 허탈해하는 모습은 '아. 당했다.' 라는 표정이었다. 그 씁쓸한 표정은 안 줘도 되는 점수인데라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치홍이라는 주자는 주력이 좋은 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점수를 내는 롯데. 정말 달라진 롯데의 모습이다. 점수를 내는 루트가 매우 다양하다. 오늘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이 경기는 롯데가 이겼다라는 생각을 했다.
8회
최정과 에레디아가 안타로 나갔고 구승민 대신 이태연이 등판했다. 대타 추신수가 초구를 때려 1점을 쌓았다. 역시 SSG는 그냥 경기를 내주지 않았다. 다만 안타까운 건 밥상을 최정과 에레디아가 차렸다는 점이다. 최정과 에레디아는 밥상을 차리는 역할이 아니라 쓸어 담아야 되는 선수라는 것이다. 역시 1점만 낸 것은 SSG입장에서는 아쉬운 경기. 1점으로 막고 롯데는 다시 한번 3점을 냈다. 성민규 단장의 걸작, 노진혁이 역시 일을 냈다. 노진혁이 잘할 때마다 성민규단장이 떠오른다. 나는 정말 행복하다. 점수를 준 상황 바로 다음회에 점수를 내는 것은 흐름을 내주지 않는 발판이다. 야구에서는 점수를 내면 다음 수비에서 무실점을 하는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만약 8회를 SSG가 지켰더라면 오늘 경기는 SSG가 이겼을 수도 있었다.
9회
내가 앞서 언급했듯이 밥상만 차려주면 최정과 에레디아 둘 중 하나는 쓸어담는다.
투수입장에서 볼넷이나 몸에맞는 볼은 최악이다. 최지훈이 안타를 쳤고 최주환이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최정이 커브를 받아쳐 사직의 높은 담을 넘겨버렸다. 역시 최정이다. 소름 끼치게 하는 홈런이었다. 롯데입장에서는 2점 차면 김원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원중은 두 타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처리했다. 김원중이 나왔으나 어렵지 않게 막은 이 대목은 좀 안심이다.
2, 3차전 예상
내일 2차전은 김광현과 스트레일리의 대결이다. 김광현은 썩 좋지는 않으나 썩어도 준치이고 김광현은 김광현이다. 롯데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듯하다. 다만 상승세 롯데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스트레일리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투수전으로 갈 것 같다. 다만 점수는 각 팀이 오늘과 같이 5, 6점 정도는 낼 것 같다.
현시점에서 1988년부터 자이언츠 팬의 생각
순위표가 참 오묘하다. 어쨌든 나는 정말 감격스럽다. 롯데가 1등이라니 하루하루가 믿기지 않는다.
탄탄하면서 뭔가 조화로운 롯데의 경기가 여전히 어색하긴 하지만 기분이 굉장히 좋다. 경기수가 적어 승리는 아직 적으나 승률이 높아 1위로 오른 이 상황이 오묘하긴 하다.
1, 2위팀이 최근 10경기 각각 7승 3패라는 것이 유독 눈에 띈다. LG도 포수보강을 알차게 해서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것 같다. 오늘 LG의 선발은 켈리였다. 역시 켈리는 잘한다.
작년 우승팀 SSG는 롯데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로 쳐지느냐 상위로 유지하느냐 갈림길로 보인다. 롯데는 여전히 위닝시리즈를 많이 가져가고 있고 이번 SSG와의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간다면 한동안 3위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 배영수 투수코치의 작품이 결과를 보고 있고 현시점에서 어제 KT와의 심재민, 이호연 트레이드로 불펜 뎁스를 보강한 장면을 보면 투수도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꼴데, 봄데 등등 별명의 팁이 '탑데'가 되었고 서튼감독의 별명이었던 돌튼도 쏙 들어갔다.
과거의 조롱이 무색해지는 지금 자이언츠 팬입장에서는 행복한 202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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