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결과
아시안컵의 실망이 여전히 이어진 경기.
선수단 내외부 어수선하고 어려운 분위기에 걸맞은 성적이다. 이 분위기를 그 누구도 타파할 수 없었다.
전반전
초반 태국은 거세게 밀고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굉장히 타이트하게 라인을 끌어올렸다.
아시안컵을 보면서 많은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오늘 경기에도 아시안컵에서 나온 멤버인 손흥민, 이재성, 황인범, 김민재,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까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아시안컵 전력분석 정도만 해도 이 경기는 충분히 분석이 끝났을 것이다.
아시안컵 조별경기 3차전, 말레이시아와 비긴 것을 간접경험 삼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한국은 매우 당황했고 경기초반에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백승호가 몸이 덜 풀려서 볼컨트롤이 좀 이상했다. 그래도 이런 장면은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 흐름이 전반 중반인 20분까지 이어졌다. 그 이후 주도권을 가져오고 경기를 했으나 상당히 답답한 경기가 이뤄졌고 40분 경 이재성의 번뜩이는 컷백 침투로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주었고 손흥민은 반대편 구석으로 공의 방향을 바꿔놓으며 골을 기록했다. 쉽지 않았는데 역시 골결정력 킬러 손흥민이었다.
후반전
전반 중반 이후의 좋은 흐름을 가지고 와 계속해서 태국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전혀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후반 17분 태국의 교체선수였던 수파낫 무에안타가 미켈슨의 슛인지 패스인지 알 수 없는 공을 침투하여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이건 완벽한 온사이드였다.
그 이후 급해진 한국은 골을 넣으려고 나름 파상공세를 하며 애를 썼으나 아무 소득이 없었다. 여러 결정적인 장면이 종료시점에 2차례 있었으나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렇게 경기는 종료되었다.
경기 관전평
1. 피파랭킹 101위 태국의 위대한 투혼
아무래도 FIFA는 랭킹을 다시 매겨야할 듯하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은 20위권의 상위권의 국가는 아닌 듯싶고 태국은 최소한 세 자릿수 랭킹의 국가는 아니다. 태국은 중동국가처럼 침대를 선보이지도 않았고 얄밉게 하지도 않았으며 굉장히 영리했다.
대한민국 홈에서 승점을 가져간 태국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대한민국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잘 대응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 이건 감독을 칭찬할 수 밖에 없다. 한 경기에 이 정도 성과를 낸 것 자체가 리스펙 하다고 본다. 현대 축구의 감독 역할은 피파랭킹 100위권 팀이 20위권의 팀을 원정에서 비기게 만들 수 있다. 큰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존재가 매우 여러 해 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히딩크 이후로 끊겼다.
2. 최고령 국가대표 데뷔, 주민규의 인상적인 활약.
주민규는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반 16분 황인범의 슈팅의 리바운드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면 해피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것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후반에 교체되었고 다시는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다.
다만 소속팀에서 보여줬던 등지면서 압박을 풀어내며 볼 간수와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는 국대경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원했다. 팀에서는 발재간도 꽤 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으나 국대 선발을 더 출전하다보면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최전방 공격수는 주민규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3. 다소 실망스러운 백승호, 황인범. 백승호는
전반전 초반 볼을 뺏긴 것 외에 백승호가 보여준게 없었다. 후반전 막판 실망스러운 골 결정적 역시 전반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으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황인범은 어설픈 탈압박으로 아시안컵에서 여러차례 팀을 위기로 빠트렸었다. 특히 호주전에서 그랬다. 오늘도 인상적인 장면은 있었으나 연계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재성은 활동량으로 본인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메꾸고 있으나 황인범은 좀 애매하다. 황인범 대체자가 대한민국에 없나 싶다. 황인범 잘했고 어느 정도 하긴 하는데 최근 많은 경기노출로 그를 공략하는 방법을 아시아국가들이 다 꿰고 있는 듯하다.
4. 해답을 전혀 찾지 못하는 감독
황선홍 감독은 아쉽게도 국대 감독을 할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측면에서는 오늘 경기에서 역량을 보여주기 어려웠다는 부분은 이해해줘야 한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선수합류 시점부터 전술훈련이나 여러 측면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기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서는 이해 높은 축구팬들은 그 상황을 알고 있다. 다만 황선홍감독은 선수기용 측면에서 각 선수의 장점을 면밀히 파악하여 기용하는 능력은 아직 신뢰할 수준은 아니다.
대표적은 예로 한일전 3:0 패배 후 본인의 선수기용에 대한 실패를 인정한 사례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5. 이승우같은 선수는 국대에 차출되기 어려운가.
태국이 라인을 이렇게 올리리라 생각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그렇다고 후반 종료시점에 다다랐을 때 비기거나 자신들에게 좋은 결과로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 라인을 파괴할 개인기로 돌파가 가능한 선수는 프로에 없나라는 궁금증이 든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생각나는 선수가 이승우였다. 정우영보다 이승우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나도 들었다.
최근에 이승우가 기록한 골을 보면 패널티박스에 밀집한 타이트한 상황에 공을 툭툭치고 들어가면서 개인기로 수비의 밸런스를 무너뜨려 슈팅찬스를 만들어 구석으로 차 넣는 골을 보여줬고 그런 장면을 작년에도 심심치 않게 보여줬다.
이런 선수를 대폭 찾고 기용해야만 한다. 지금 황인범이나 백승호나 각 팀에서는 잘 하고 있을지 몰라도 많은 경기로 그들의 약점이 명확히 노출되어 있고 상대팀은 그것을 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재성은 아까 언급했지만 그런 약점은 활동량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보니 약점이 있어도 키핑능력, 스피가 있다 보니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다. 그 외 선수선발은 어려운가 싶다.
지금 한국축구는 절망적이다. 답이 없다.
이제는 모든 것을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해답이 없다. 그 시작은 회장 사퇴이다. 많은 기간도 필요없다. 단 2년 내 축구협회가 잘못한 것을 나열해 보면 이건 분명히 회장의 책임이 크다.
1. 클린스만 등 항상 국대감독 선임 시 논란
2. 손흥민, 이강인 논란
3. 아시안컵 당시 스태프 카드게임 논란
4. 아시안컵 당시 선수 유니폼 판매 논란
5. 카타르 월드컵 선수들 물리치료사 논란
6. 축구 승부조작 등 범죄혐의자 몰래 사면 논란
그리고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명확한 대한민국의 출구철학 부재.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협회의 잘못이 너무나도 크다.
아시안컵 이후에도 회장의 책임은 없다. 선수들을 앞세워서 그리고 감독을 앞세워서 해결을 하고 있다.
그 협회를 책임지는 사람이 회장이나 그는 항상 논란이 있을 때마다 숨어있고 악화가 된다 싶으면 고개를 숙이고 잘하겠다고 말하고 또 고개를 숙인다.
그 반복만 10년이 넘었다. 정몽규는 더 이상 답이 없다.
정식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절차가 굉장히 어렵다. 지금 회장에 대한 민심이 끓고 있으나 국가대표 경기는 단발성으로 있기에 그 기류를 이어가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여론조성이 굉장히 힘들다는 소리다.
그렇기에 회장으로서는 이정도 위기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그럴 사람이 아니다. 정몽규는 10년이라는 기간이 넘게 위기는 그냥 넘겼다.
아직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처럼 아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또한 회장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조차도 많은 이들이 모른다.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같은 위기도 자신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들을 앞세워 인터뷰시키고 짧은 시간의 인터뷰를 갖고 고개만 숙이면서 벌써 10년이 넘게 이런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높은 직위는 굳건히 유지했다.
그 기간동안 한국축구는 제자리 또는 퇴보했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10년 전 태국은 대한민국이라는 거함을 위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경기에 임하기 전부터 위축되어 있었다. 지금은 보라. 피파랭킹 100위 팀이 원정경기에서 자신 있게 경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라인을 대폭 올려 주도를 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점점 하락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를 보니 가슴이 아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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